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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에게 / 성백군

덕 산 2025. 12. 8. 15:53

 

 

 

 

겨울나무에게 / 성백군

 

한 잎 두 잎

입성을 다 벗어버리고

나목이 되어가는 겨울나무

 

안 그래도 추운데

바람까지 거세니

시야가 다 빙판이겠구나

 

나도 그렇다

봄, 여름, 가을,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이젠 늙어, 친구들도 하나 둘 뜨나 가고

직장도 없어지고 자식들도 분가하고

마누라까지 아프니 추위가 뼛속을 핥는구나

 

동병상련

그래도 너는 참고 기다리면

봄이 오겠지만 나에게는……

 

부럽다

벌거벗고도 하늘을 향하여 쭉쭉 뻗은 우듬지

한 가지만 빌려다오

윙윙거리는 찬바람, 신앙으로 좇아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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