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나무에게 / 성백군
한 잎 두 잎
입성을 다 벗어버리고
나목이 되어가는 겨울나무
안 그래도 추운데
바람까지 거세니
시야가 다 빙판이겠구나
나도 그렇다
봄, 여름, 가을,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이젠 늙어, 친구들도 하나 둘 뜨나 가고
직장도 없어지고 자식들도 분가하고
마누라까지 아프니 추위가 뼛속을 핥는구나
동병상련
그래도 너는 참고 기다리면
봄이 오겠지만 나에게는……
부럽다
벌거벗고도 하늘을 향하여 쭉쭉 뻗은 우듬지
한 가지만 빌려다오
윙윙거리는 찬바람, 신앙으로 좇아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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