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법, 미워하는 법 / 법상스님
사랑이 있는 곳에 걱정이 생기고,
사랑이 있는 곳에 두려움이 생긴다.
그러므로 사랑하지 않으면 걱정도 두려움도 없다.
사랑은 미움의 뿌리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법집요송경]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가면 갈수록,
그 마음의 애착과 집착이 커 갈수록
우리 안에 미움의 뿌리도 함께 커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혹은 배신을 당했을 때
사랑이 컸던 사람일수록 미움과 증오도 더 크게 마련이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남아야 한다.
사랑에 그 어떤 찌꺼기나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그것으로 나의 행복은 이미 완성된 것이지,
그 어떤 바람이나 집착을 가지고 있다면
사랑 그 이면에 미움을 동시에 키워가는 것일 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고정지어 놓으면
그 사랑이 달아났을 때
그 크기 만한 미움이 다가온다.
사랑한다는 그 마음 자체로써 사랑은 완성된 것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다.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다.
그러나 온전한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온전히 주는 것이지 받는 계산이 깔리는 것이 아니다.
그랬을 때 사랑은 사랑 그 자체이지
미움의 뿌리를 키우지 않게 된다.
사랑 그 자체로써 사랑하자.
미움도 마찬가지다.
인연 따라 미워하는 사람이 생길 수는 있지만
미움에 결박당하고, 미움에 몸서리칠 정도가 된다면
그 때 미움은 나를 집어삼키고 만다.
미움이란 미움의 상황이지
그 사람 자체가 미움인 것은 아니다.
그 상황이나 인연을 탓할지언정
사람을 탓하지는 말라.
그랬을 때 미움은
다만 신기루처럼 잠시 일어났다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지만,
사람을 미워하게 되면
그 미움은 증오를 낳고 원한을 낳고 복수를 낳으며
끝까지 가고 만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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