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통과 공덕을 버리고 허물은 드러내라 / 법상스님
부처님께서
나란타성의 파바리엄차 숲에 계실 때였다.
그때 한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거룩하십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의 아들이나 거사들이 오거든
신통을 보이라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소서."
부처님께서 이에 대답하셨다.
"나는 끝내 모든 비구들에게
신통을 보이라고 가르치지는 않을 것이니라.
나는 다만 조용한 곳에서 깊이 진리를 사유하고
자신에게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그것을 스스로 숨기고,
허물이 있으면 그것을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장아함경]
신통을 보이지 말라.
자신의 공덕을 숨기라.
수행 중에 나타나는 신통이든
그 어떤 공덕이든
그것은 모두 거짓이요, 환영이며, 꿈이고, 신기루다.
신통과 공덕에 집착하고
그것을 스스로 자랑하고 드러내는 마음에는
한 치의 깨달음도 붙을 수가 없다.
그 마음이 곧 아상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
신통자재함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과시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깨달음은 저멀리 달아난다.
모든 공덕은 소멸된다.
수행 중에 나타나는 그 어떤 공덕이라도
모두 회향할 뿐
내 것으로 붙잡아 가두려 하지 말라.
그것을 스스로 내세우지도 말라.
다만 자신의 허물이 있으면
대중에게 활짝 드러내 그 허물을 닦으라.
허물은 드러낼수록 사라지고
공덕은 숨길수록 자란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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