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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 반기룡

덕 산 2025. 8. 31. 09:34

 

 

 

 

9월  / 반기룡 

오동나무  뻔질나게 
포옹하던 매미도 갔다 

윙윙거리던 모기도 
목청이 낮아졌고 
곰팡이 꽃도 흔적이 드물다 

어느새 반소매가 
긴 팔 셔츠로 둔갑했고 
샤워장에도 온수가 
그리워지는 때가 되었다 

푸른 풀잎이 
황톳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메뚜기도  한철이라 
뜨겁던 여름 구가하던 보신탕집 문지방도 
먼지가 조금씩 쌓인다 

플라타너스 그늘이 구멍 뚫린 채 
하늘이 푸르디푸르게 보인다 

짝짓기에 여념 없는 고추잠자리 
바지랑대가 마구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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