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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사이의 거리 / 법상스님

덕 산 2025. 7. 25. 06:00

 

 

 

 

몸과 마음 사이의 거리 / 법상스님

 

몸과 마음의 일이

엄연히 다른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오히려 엄연히 같은 것이라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마주할 때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것이,

또 당연히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얼굴이고 몸매입니다.

 

얼굴 생김새며 몸매라는 것은

몸의 문제이지요.

그러나 마음의 문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 일주일만 밝은 마음으로

웃으면서 지내면

믿지 못할 만큼 얼굴이 환하게 바뀌고,

한 일주일 크게 괴로운 일로

지옥을 오가며 지냈다면

한 일주일 새 얼굴은 크게 어두워지기도 하지요.

 

한 일주일 늘상 주는 마음 연습하면서

보시하고 지내면 그 사이에 부자 티가 나면서

넉넉해 보이게 마련이고,

사업이 부도가 나 버렸다면 그 사이에

금세 얼굴빛이 새까맣고 초라하게 바뀝니다.

 

내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 가서

한 며칠 일이라도 하고 오면

의젓해 보이고 주인 티가 나며

벌써 말투도 명령조로 바뀌지만,

금세 내가 처음 가입한 단체에 가서

한 며칠 일하다 보면

어깨가 오그라들고 의지하며 겸손하게 바뀝니다.

 

마음에 욕심이 많으면 몸도 따라 뚱뚱해지며,

마음에 욕심을 비워 버리면

몸도 따라 날씬해질 수 있기도 하고요.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닙니다.

 

쉬고 있다가 갑자기 크게 힘든 일을 하고서는

녹초가 되어 마음에서

'아무래도 몸살에 걸릴 것 같다'고 하면

금세 그 마음이 온 몸으로 전달되어

바로 몸살 기운이 돌기도 하지요.

 

또 크게 몸이 좋지 않아 죽을 병인 줄 알았다가도

'별것 아니다'는 의사의 한마디 말에

이 몸이 금방 좋아지기도 한단 말입니다.

 

마음의 일은 몸에 금방 영향을 주고,

몸으로 금세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 사람이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몸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

그건 마음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어쩌다가 사고로 몸이 망가졌더라도

마음까지 함께 근심 걱정으로 망가져 버리면

몸의 병환은 더욱 커져 갈 것이지만,

마음에서 밝은 마음으로 낫는다는 확신을 가지면

몸의 병환 또한 금세 나아져 갈 것입니다.

 

몸 상태가 좋다, 나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은 사실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의 상태를 좋게 가지면

몸의 상태 또한 따라오게 마련이니까요.

마음을 예쁘게 가지면

얼굴 예뻐지는 것도 시간 문제랍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