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하지 말라 / 법상스님
가정을 이끌어 갈 가장이나
중요한 의무를 이행해야 할 사람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도는 수행자가 된다면,
자기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자는 이 번뇌의 한가운데에 묻혀 살면서도
자기 자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빛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어설픈 현실 도피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출가'인 것이다.
[대승본생지심경]의 말씀입니다.
이렇듯 진정한 출가란 몸의 출가가 아니요
참된 마음의 출가라 하겠습니다.
번뇌의 한가운데, 세상의 한가운데 살면서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실로 빛이 되어야 합니다.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둠 속을 헤메는 괴로운 모든 이들에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편 버리고, 아내 버리고, 자식들까지
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그들에게 빛을 놓아 주는 것이 아닌
짙은 어둠을 드리우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그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바로 보고 바로 그것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온전히 내가 그의 필요로 화해 주는 것입니다.
그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의미의 '자비'인 것입니다.
그것이 생활 수행자의 참된 실천이 되는 것입니다.
어설픈 현실 도피로 참된 출가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수행자입니다.
현실에서 도피함은 이 경계를 피해 가고자 함입니다.
출가를 하고자 할 때는
현실을 피해 가려는 마음이 아닌
괴로운 마음이 아닌
참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떠나야 하는 것이겠지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참 밝은 수행자입니다.
심출가(心出家) 생활 수행자입니다.
다시 한번 밝은 수행자 우리 법우님들
도반의 깊은 의미, 출가의 깊은 의미를 깨우쳐 봅시다.
"번뇌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빛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출가인 것이다."
이 울림 마음 깊이 되새기시기 바랍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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