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 임준빈
조금만 아프고
이는 바람에도
작게 흔들리고 싶어
조급히 한쪽을 닫았을 뿐이야
향기를 버려야만
보랏빛 삶을 거둘 수 있기
모든 자 앞에
가련풋이 피었을 뿐야
가녀린 목 길게 세워
진보랏빛 미소로
수줍게 웃고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니야
뿔 꽃사슴 모가지가
길게 치켜세운 것도
그리움이 아니야
제비꽃도
뿔 꽃도
그저 하늘만 높이 바라보는 것은
하늘에 계시는 그리움을 대신해 줬을 뿐야
하나님의 눈물을 받아주고 싶었을 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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