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댓잎들의 폭설 / 전동균

덕 산 2025. 2. 3. 09:06

 

 

 

 

댓잎들의 폭설 / 전동균

 

눈 쌓인 금장리 참대밭

 

휘어져, 한껏

휘어져

마치 이 세상 밖으로 탈주할 것 같은

저 팽팽한 떨리 속에

 

새 한 마리 지니가자

 

순간, 있는 힘 다래

눈을 터는 댓잎들

 

제 몸을 때리며

시퍼렇게 멍든 제 몸을

제가 때리며

참회하듯 눈을 터는 댓잎들은

어찌 저리 맑은 빛을 내뿜는지

어찌 저리 곧은 생을 부르는지

 

속수무책, 나는

갈 곳 없는 죄인인데,

 

대밭집 곰보노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산으로 간다

어린 손주 약 해준다며

덫 놓으러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파주의보 / 김영근  (0) 2025.02.05
갈대를 닮은 나 / 세영 박광호  (0) 2025.02.04
갈대의 아픔 / 안영준  (0) 2025.02.02
어느 맑고 추운 날 / 박정대  (0) 2025.02.01
추운 겨울이 보인다 / 오정방  (0) 2025.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