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잎들의 폭설 / 전동균
눈 쌓인 금장리 참대밭
휘어져, 한껏
휘어져
마치 이 세상 밖으로 탈주할 것 같은
저 팽팽한 떨리 속에
휙
새 한 마리 지니가자
순간, 있는 힘 다래
눈을 터는 댓잎들
제 몸을 때리며
시퍼렇게 멍든 제 몸을
제가 때리며
참회하듯 눈을 터는 댓잎들은
어찌 저리 맑은 빛을 내뿜는지
어찌 저리 곧은 생을 부르는지
속수무책, 나는
갈 곳 없는 죄인인데,
대밭집 곰보노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산으로 간다
어린 손주 약 해준다며
덫 놓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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