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 마종기
무엇이 당신을 잠 못 들게 하는가
깊은 산 속에서 만난 눈사태
앞이 보이지 않게 한점 없이 내리는 꽃잎
눈 내리는 소리는 침묵보다 조용하다
온 몸에 눈 덮고 잠이 드는 나무들
아름다운 것은 조용하다
모든 아름다운 것은 간단하다
아직 잠들지 못한 나무는 추위를 많이 타는가
폭설을 핑계 삼아 기대고 다가서서
아무도 말리지 못하게 서로를 만지는 나무
가지가 부러지고 큰 눈꽃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용한 것이 무서워진다
저녁이 내리는 우리들이 무서워진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춥다 추워 / 송근주 (0) | 2025.01.07 |
---|---|
폭설 / 김명인 (1) | 2025.01.06 |
1월 / 주용일 (0) | 2025.01.04 |
올 한해는 1년 365일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해인 (0) | 2025.01.03 |
1월 / 용혜원 (0) | 2025.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