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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주용일

덕 산 2025. 1. 4. 06:40

 

 

 

 

 

1월 / 주용일

 

서릿발 차면 하얗게 부서지는

수정 얼음들의 찬란한 스러짐 위로

낯익은 눈빛의 그대가 왔다

거리 두리번거리며 골목 기웃대며

눈가루에 희망의 이스트 섞어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는 우리들 ,

불면의 머리 위로 첫눈처럼 다가왔다

까치 울음마다 한 땀 한 땀

세상 낡고 헐은 곳 기우며

뿌연 안개 헤치고 그대는 재림했다

안 보이는 찰나를 경계로

태양은 이미 어제의 태양이 아니고

사람은 벌써 지난 사람이 아니다

신의 형상을 본떠 사람이 지은

열두 궁궐 삼백육십다섯 칸

그 빈 칸 안에 우리들은

저마다의 소망과 기도를 쓴다

순백의 눈 맞이 걸음 꾹꾹 눌러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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