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 주용일
서릿발 차면 하얗게 부서지는
수정 얼음들의 찬란한 스러짐 위로
낯익은 눈빛의 그대가 왔다
거리 두리번거리며 골목 기웃대며
눈가루에 희망의 이스트 섞어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는 우리들 ,
불면의 머리 위로 첫눈처럼 다가왔다
까치 울음마다 한 땀 한 땀
세상 낡고 헐은 곳 기우며
뿌연 안개 헤치고 그대는 재림했다
안 보이는 찰나를 경계로
태양은 이미 어제의 태양이 아니고
사람은 벌써 지난 사람이 아니다
신의 형상을 본떠 사람이 지은
열두 궁궐 삼백육십다섯 칸
그 빈 칸 안에 우리들은
저마다의 소망과 기도를 쓴다
순백의 눈 맞이 걸음 꾹꾹 눌러 찍는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설 / 김명인 (1) | 2025.01.06 |
---|---|
폭설 / 마종기 (0) | 2025.01.05 |
올 한해는 1년 365일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해인 (0) | 2025.01.03 |
1월 / 용혜원 (0) | 2025.01.02 |
새해 마음 / 이해인 (0) | 2025.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