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기적이 일어난다 / 법상스님

덕 산 2024. 10. 27. 08:21

 

 

 

 

 

기적이 일어난다 

 

바깥세상을 보기는 쉽지만 안을 바라보기는 어렵습니다.

바깥의 세상이 변해 가는 것은

쉬 눈으로 보고 헤아릴 수 있다지만,

내면의 변화는 그렇게 쉽게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수행이란 바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그것도 아주 천천히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느리고

그런데다가 쉬 그 변화를 볼 수 없다 보니

조급증과 답답한 마음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더딘 내면의 변화는

경이롭기까지 한 아주 강력하고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바깥세상을 수십 번 바꾸고 들었다 놓았다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한 발자욱 천천히

내면의 발걸음 내딛는 것이 더 큰 기적입니다.

우리가 수행을 할 적에 우리의 내면은 기적과도 같은

맑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단지 느끼지 못할 뿐…

쉬 피부로 느끼려 하고,

눈으로 보려 하고,

귀로 들으려 하지는 마세요.

쉽게 느낄 수 없다고 지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육근으로 느끼는 감각이란 자극적이라 쉽게 느낄 수는

있겠지만 너무 빨리 왔다가 금세 지나가 버리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느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꽃피고 있는 참성품의 움틈은

쉬 느껴 볼 수는 없을지라도

한 송이 밝은 연꽃을 꽃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굳게 믿는 것이 실천하는 수행자들의 믿음입니다.

당장에 어떤 과보를 바라려 하지 말고,

쉬 어떤 결과를 누리려 하지도 말고,

깨닫겠다는 생각조차도 그냥 내려놓아 보세요.

그리고는 그냥 수행만 하는 것입니다.

그저 마음을 다해 주의 깊게 바라보기만 하는 것입니다.

은은하고 조용하지만 아주 깊고 면밀한 내면의 변화는

이미 활짝 꽃망울을 틔우고 있을 테니까요.

 

수행하는데 조금 서툴면 어떻습니까.

조금 어줍고 투박해도 좋은 거지요.

그렇게 정진하고 있는 생활 속의 많은 수행자 밝은 도반님들이 있기에

세상의 참빛은 온전하게 빛나고 있으니까요.

그 한줄기 빛을 세상에 비추는 데 나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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