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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오월 / 김희경

덕 산 2024. 4. 30. 09:05

 

 

 

 

 

김희경 오월 / 김희경 

 

지금부터는

심장만 살게 하자

 

입은 침묵하고

귀는 씻어두고

눈은 그윽만 하자

 

청춘일 땐

푸릇한 줄 모르고

푸석한 고뇌에 잠겨

이 계절을 놓쳤지만

 

다시 돌아보며 만나는 지금

이 오월의 심장은

벅찬 신록의 시간

푸른 물빛의 시간

은근 뭉근 말랑해지는 시간이게 하자

 

지금부터는

심장만 살게 하자

 

심장 속 쌓아둔 미움, 원망에는

초록 지우개

심장 속 채워지는 사랑, 행복에는

초록빛 연필

심장 속 이루지 못했던 꿈자리에는

모락모락 피워내는 초록 땀 열정

 

다시 오월

지금부터는

장미의 향기 하늘이 담아서

붉은 노을과 함께 춤출 때

충만을 노래하는 심장만

그 심장만 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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