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망둥어 / 권영하
고무바지 헤집고 올라온 몸으로
우리 형은 좌판대를 밀고 간다
유행가 울려퍼지고
마트에 밀린 시장에도 꿈이 튕겨 오른다
형은 다리 없이 다리로 기어간다
먼지 낀 콧잔등
땀방울은 빛이 나고
장바닥을 지느러미로 잰걸음 뛰어간다
그을린 팔뚝에는 갯지렁이 꿈틀대고
허기진 전대 (纏帶 )에
꽃노을이 찾아올 즈음
실바람은 비지땀을 닦으며
귀가를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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