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말뚝망둥어 / 권영하

덕 산 2024. 4. 29. 08:37

 

 

 

 

 

 

말뚝망둥어 / 권영하 

 

고무바지 헤집고 올라온 몸으로

우리  형은 좌판대를 밀고 간다

유행가 울려퍼지고

마트에 밀린 시장에도 꿈이 튕겨 오른다

형은 다리 없이 다리로 기어간다

먼지 낀 콧잔등

땀방울은 빛이 나고

장바닥을 지느러미로 잰걸음 뛰어간다

그을린 팔뚝에는 갯지렁이 꿈틀대고

허기진 전대 (纏帶 )에

꽃노을이 찾아올 즈음

실바람은 비지땀을 닦으며

귀가를 재촉한다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학수 5월 / 손학수  (0) 2024.05.01
김희경 오월 / 김희경  (0) 2024.04.30
사월은 가고 / 최정원  (0) 2024.04.28
동행할 수 없는 사월 / 권영안  (1) 2024.04.27
신록 속에 서서 / 이은상  (0)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