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海印의 설원雪原 / 淸草배창호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짊어진
청빈한 고송古松의 가지마다
은쟁반 빛살의 고분을 피웠으니
바윗고을 홍류紅流 계곡에도
소복소복 하얀 젖무덤이 장관이더라
세속을 초월한 정절을 보란 듯이
눈풍애 사방을 휘몰아쳐
천 년의 긴 잠에 빠진
해인海印의 설원을 보니
차마 범접할 수 없는 고찰古刹의
예스러운 풍취가 저리도 고울까,
어쩌지도 못한 삶이 끝없는 고해라서
일탈하는, 소리 바람이 인다
영겁永劫을 두고도 못다 한
고적한 겨울 동안거冬安居,
빈 가슴에 화두話頭만 눈부시게 사각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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