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 김대식
추위로 꽃을 다 시들게 하더니
미안했던 모양이다.
눈이 꽃이 되어 내렸다.
찬바람으로 푸른 잎 다 말리더니
추위로 나뭇잎 다 떨구고 말더니
좀 안되어 보였던 모양이다.
하얀 눈으로 다 덮어 버렸다.
하얀 대지에 여백을 두고
새롭게 밑그림부터 그리려는 모양이다.
해마다 이렇게 온 세상을
새로이 단장하고 꾸미는 자연
하얀 눈 속에 파란 꿈을 묻어두고
파릇파릇 새싹부터 틔우려나 보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편지 / 이해인 (0) | 2023.12.27 |
---|---|
여보게 친구들 이 한해도 저무네 / 박태훈 (2) | 2023.12.26 |
눈이 내리고 / 박종영 (0) | 2023.12.24 |
그해 겨울나무 / 박노해 (1) | 2023.12.22 |
12월 끝자락을 잡고서 / 류영동 (0) | 2023.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