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허한 침묵 / 淸草배창호
망막한 행간을 더듬다 신열을 앓아
고단한 잣대의 딱 그만큼 크기만 한
비율의 회오리 눈으로 부상한 8월,
시한 술, 행여 건질 수 있을까 싶어
기우뚱거려도 가슴과 머리가 따로 놀아
난해한 시류時流의 멍에에 이명을 앓고 있다
모난 말들은 정화의 터를 잡기까지
단선의 화통 열차처럼 회색빛 일색이고
분별조차 이분법의 쳇바퀴에 길든 한통속,
한여름 햇살에 잘 달구어진
구릿빛으로 아람일 듯
여문 조합의 잉태는 아직도 감감하니
빛바랜 세월만 너절하게 깔려있어
이 아니 슬프다 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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