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어가면서 후회되는 것이 많다.
이철훈 2023-08-31 23:02:15
장마철이 이미 지났지만 태풍의 영향인지 계절의 변화인지 많이 비가 내린다. 거리의 젖은 공기와 비가 멈추고 난후에 햇볕에의해 발산되는 습기로 대기가 조금 습하다. 아침저녁의 기온이 상당히 급변하고 있고 창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까지 켜지 않고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던 것이 어느새 한기를 느껴 잠을 깨어 창문을 닫고 선풍기를 끄고 서야 비로소 다시 잠이 든다.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다 보면 답답해 건물밖으로 나와 짧은 신책길을 몇번이고 왕복한다. 얼마 걷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단순한 산책길이지만 비가오고 난후의 비포장길을 헤치며 걷다 보면 신발과 바지 밑단에 고여있던 빗물과 풀잎사이에 젖어든 물기가 스며든다.건물근처의 작은 길을 걸으며 충열된 눈의 피로도 풀고 팔다리를 움직여가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짧은 시간에 작은 산책길을 채바퀴돌아가는 것처럼 겨우 몇차례 왕복하는 것이지만 이것저것 생각하고 마음을 추스리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같아 하루에 두세번 정도 건물밖을 나선다. 요즘 들어 지난 시절에 같이 근무하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 다른 회사 중역으로 옮겨간 후에 딴사람이 된 것처럼 면전에서 뿐만아니라 뒤에서도 함부로 언행을 하고 예전 직원들을 동원해 온갖 못쓸 짓을 자신에게 저지른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지난 직원과 맞상대해 다투는 것도 아닌 것같아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않고 지나가다보니 그의 언행이 사실인 것처럼 되고 대응조차하지 않는 것에 고무되어 온갖 비난을 퍼부어 알고지내던 사람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았고 그이후에 다른 일을 시작해 더이상 어떤 후일담도 들을수없고 그냥 잊혀졌다.
무슨 일인지 부쩍 그당시를 회고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직접 만나 왜 그렇게 못되게 하는 이유라도 물어보지 않고 그냥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잊혀진 것이 많이 후회가 된다.오해가 있으면 해명하고 풀면될 일인데 하도 흉하게 나와 같이 일하던 직원과 맞상대하는 것이 왠지 마땅치 않고 하다가 지치면 그만두겠지 하고 그냥 지나친 것이 상당히 후회가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구설수에도 휘말리고 하지도 않은 잘못을 책임지기도 하는 억울한 일들이 발생하지만 그냥 참고 지나다보면 괜찮아지고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간단히 생각하고 지내던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맞고 잘못이 없는데 억울한 경우를 당하면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것이 괜한 오해를 막고 인간관계를 회복할수있는 것을 하다 지치면 조용해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자신의 인성을 주위에 의심받고 잘못한 것처럼 인식되고 만다.
정말 힘들게 같이 일할수있게 도와준 것이 오히려 자신을 압박해오는 부매랑이 되고 마치 자신이 잘못해 저렇게 함부로 언행을 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처지로 전락한 것같아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한 후회로 남는다.
억울하게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으로 오해를 받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지내고 자신의 오해를 풀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두고두고 아쉽고 안타깝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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