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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물 / 이도연

덕 산 2023. 8. 10. 14:47

 

 

 

 

 

태풍의 눈물 / 이도연

 

 

태풍이라 소스라쳐

세상 모든 것 바람에 가두고

거친 숨 몰아쉬며 밀고 당겨 달려간다

 

태풍이 몰고 온 잔해가 소용돌이치며 흩어지다

먹의 장막 서러움이 꾸역꾸역 밀려

하염없이 꾸준히도 어둠의 자식을 키우는구나

 

비다, 바람이다, 서 룬 설음 눈물 삼키듯

어머니 아픈 상처 소리 없이 흐느끼며

한없이도 울어 운다

 

누룩곰팡이 서리서리 움트는 장마라네

어느 하늘, 옥탑방에서 우당탕 소리치며

심술을 부리는 철없는 아이처럼

 

울 누이 복사 골 첫사랑에 넘어져

마음 깊이 패인 상처가 아파서

슬피 우는 것인지

 

병들어 신음하는 세상을 질타하며

참으로 끈질기게 검은 땅에 멍이 들도록

눈물을 뿌린다

 

하늘이여 땅 이여 새날의 안녕을 위하여

농익어가는 가을을 경배하시어

당신의 바람과 눈물을 기필코 거두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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