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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 이대형

덕 산 2023. 7. 11. 16:41

 

 

 

 

 

여름비 / 이대형

 

여름비에 이 밤도 젖고

시간도 젖고 추억도 젖는다

언제나 어느 해 그러하듯

가는 여름을 적시고야 만다

 

창문 너머 이따금 들리는

젖어 버린 자동차 속도 음

꿈도 젖고 적막도 젖고

사람도 젖었다

 

어느 초라한 선술집 젖은 술잔

잃어버린 마음 담아 털어 넣고

목놓아 울던 여름비여

 

비와 여름은 닮았다

잊었던 시간도 닮았고

잊었던 사랑도 닮았고

내려놓은 외로움도 닮았다

 

오늘도 가슴속 편지 접어

젖은 바닥에 흩뿌려 보낸다

여름비도 추억도 하나다

또 아쉬운 추억를 적시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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