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 박철
사랑은 큰일이 아닐겁니다.
사랑은 작은 일입니다.
7월의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바람을 불어주는 일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잠을 깬 이에게
맑은 물 한 잔 건네는 일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손등을 한 번 만져보는 일
여름이 되어도 우리는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일에 가슴 조여 기뻐했듯이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큰 사랑은 모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는
지구에서 큰 사랑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 지는 저녁 들판을 걸으며
어깨에 어깨를 걸어보면
그게 저 바다에 흘러넘치는
수평선이 됩니다.
7월의 이 여름날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작고, 끝없는
잊혀지지 않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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