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6월, 그리움 / 이승철

덕 산 2023. 6. 2. 12:41

 

 

 

 

 

6월, 그리움 / 이승철 

 

장마 소식 앞세우고

싱그러운 바람 한 줌

망초 꽃, 꽃대궁 사이를

나비처럼 누빈다

한강 둔치

갈대밭 풀숲에는

텃새들의 음모(陰謀)가

은밀하게 자라고

텅 빈 벤치엔

땡볕에 말라비틀어져 나뒹구는

한 조각, 희미한 추억 속으로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는 6월

척박(瘠薄)한 가슴속엔

어느 듯, 민들레꽃이 지고

해체된 기억의 파편들이

아픈 살점을 도려내어도

시퍼렇게 멍든 강물을 가르며

베이스 한 소절로 유람선이 떠난 후

헤어지는 아쉬움으로 멈칫거리다

낮달로 뜨는 6월, 그리움.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명은...  (0) 2023.06.04
유월의 믿음 안에서 / 최우서  (0) 2023.06.03
유월에는 / 이도연  (0) 2023.06.01
유월 / 이둘임  (0) 2023.05.31
여름 끝물 / 문성해  (0)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