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그리움 / 이승철
장마 소식 앞세우고
싱그러운 바람 한 줌
망초 꽃, 꽃대궁 사이를
나비처럼 누빈다
한강 둔치
갈대밭 풀숲에는
텃새들의 음모(陰謀)가
은밀하게 자라고
텅 빈 벤치엔
땡볕에 말라비틀어져 나뒹구는
한 조각, 희미한 추억 속으로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는 6월
척박(瘠薄)한 가슴속엔
어느 듯, 민들레꽃이 지고
해체된 기억의 파편들이
아픈 살점을 도려내어도
시퍼렇게 멍든 강물을 가르며
베이스 한 소절로 유람선이 떠난 후
헤어지는 아쉬움으로 멈칫거리다
낮달로 뜨는 6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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