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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망 하나

덕 산 2023. 4. 26. 10:05

 

 

 

 

 

내 소망 하나 

                - 유 안 진 -

 

 

내 소망 하나

생각날 때 전화 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내게 더 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고

가슴 한 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서로의 겉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 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은 저녁 값이 모자라

빈주머니를 내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에 취해

세상에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 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 깊히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자가 나였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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