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가난하게 산다는 것 / 법상스님

덕 산 2023. 3. 20. 15:27

 

 

 

 

 

가난하게 산다는 것

 

돈이 많을수록 우리 손과 발은 할 일이 없어진다.

대신에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그러면서 정신은 혼미해지고,

몸은 더욱 편리한 삶에 길들어

더욱 물질적인 부를 추구하게 된다.

 

그 마음은 욕심과 집착을 부추기고

그것은 결국 모든 괴로움의 씨앗이 된다.

가난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고,

온갖 번뇌며 욕심에서 벗어나 호젓하게 살 수 있다.

 

사실 가난이란 모든 수행자들의 삶에 있어서도,

근원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가난한 삶이란 곧 본질적인 삶을 의미하며,

나 자신과 소탈하고 순수하게 대면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가장 체험적인

수행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와 부가 있더라도 우린

그 속에 살면서 가난해질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모습에서 가난이란 말하자면 청빈 같은 것이다.

 

마음에 바라는 것 없이 자족할 수 있어야 가난이고,

행동에 있어 절약하고 절제하며

최소한의 소비로 살아갈 수 있어야 가난이며,

 

최소한의 필요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베풀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라야 참된 가난이라 할 수 있다.

 

아끼고 절약하는 것,

보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

욕망보다는 필요에 의한 작은 소유로 만족하는 것,

소유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항상 베푸는 것,

이렇게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가난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부유한 물질들은

그 사람 것이 아니라 법계의 것이고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 법상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