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보시 연습 / 법상스님

덕 산 2023. 3. 23. 09:14

 

 

 

 

 

보시 연습

 

어릴적 스님의

"보시바라밀이면 깨침이다"

란 말씀을 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보시바라밀... 보시바라밀...

베푸는 것은 그저 좋은 일,

착한 일이지 그게 무슨 깨침이야...

 

깨침, 깨달음엔

이런 평범한 언어가 아닌

그 어떤 멋진 미사어구로 장식되야

한다는 그런 편견이 있었나 봅니다.

 

보시 올바로 할 수 있는 이는

그야말로 부처님이십니다.

 

과보를 바라지 않고...

베풀었다는 상을 버리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요.

 

절에서 기도하며

부처님께 잘 되게 해 달라고

어디 안 하는 사람이 있던가요...

 

삼륜청정이라...

베푸는 내가 청정해야 하고,

베품을 받는 이가 청정해야 하고,

베푸는 것이 청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보시바라밀

무주상보시라 이야기합니다.

 

주고 받음

가고 옴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했다는

그런 분별심이 끊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나와 상대의 경계가 뚜렷한

우리네에겐

참 어려운 일입니다.

 

수행의 궁극

깨침의 궁극이

나를 여의는

아상을 비우는 것일지니

 

온전히 아상을 비우지 못하고선

어찌 바른 보시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런 법문을 듣고

많은 법우님들께서는

아예... 보시하기를 꺼려 하십니다.

 

무주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주상이 되지 않고

어떻게 보시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수행에도 꾸준한 정진이 필요하듯

보시에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상에 머문 보시이며,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는 베품입니다.

부처님이 되기 전에는

그 많고 적음은 있겠지만

어차피 모두가 상이 있는 보시입니다.

 

그렇다고 보시할 필요가 없진 않겠지요.

 

꾸준히 베풀고 베풀고...

안타까운 마음

아까운 마음

바라는 마음

바로 그 마음 가만히 관찰하고

그 마음 놓아버리는

그 작업만을 놓치지 않으면 됩니다.

 

그렇게 자꾸 자꾸 해 나가다 보면

조금 덜 아깝고

조금 덜 바라는 마음이 생기고

그렇게 자꾸 해 나가다 보면

마음이 비워질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법을 아는 이에게

보시는 엄청난 투자이기도 합니다.

무주상보시의 공덕은

너무나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중생들에겐

이런 마음, 이런 바라는 마음으로라도

보시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보시하는 연습을 자꾸하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그러다보면 큰 공부가 되고 그럽니다.

 

쌓아야 부자되는 것이 아닙니다.

베풀어야 부자됩니다.

큰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 법상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