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띄워 보냈더라 / 淸草배창호
바람이 달달하게 부는 어느 날,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할 우연이
먼 발취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조차
단 하나의 문장이 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잡아둘 수는 없는 자유로운 바람이라 하지만
잔잔한 물결 같은 희열을
달과 같은 온전한 빛으로 채울 수 있다면
생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으로 타오르는 따뜻한 가슴에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찔레꽃처럼
여백에는 온통 은혜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에 앉혀놓은 저녁놀은 끊임없이
모두를 주고 가는 시공을 초월한 일인데도
은하의 강이 길을 잃지 않도록
꺼지지 않는 잉걸불을 그윽이 지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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