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을 옮겼을 때
쏟아 붓던 환호와 박수 속에 파닥이던 빛에서
위태로운 내일이 웃고 있었다.
지천으로 깔린 길을 하나 골라잡아
흔들림 없기를 염려하던
내 어머니의 아린 가슴에서 피던 꽃은
꺼져가는 기억의 구석으로 풀이 죽어 시들고
애써 부족함을 덮으려는 웃음을 꺼내며
구차한 변명의 손을 내밀고 몸부림치지만
어둠의 골만 깊어 간다.
어둠의 치맛자락에 감싸여
숨 막히는 가슴 복판에 꽂을 불씨 하나
말없이 건네줄 따뜻한 손길 그리운 날.
세찬 바람에 얼굴 할퀴며 나서는 삶의 길목에서
색 바랜 정의 속살이라도 나누어 줄 작은 배려가 그리운 날.
내게 살며시 다가온 것은
내 발걸음 따라
살포시 웃음 하나 건네 준 것은
잡초 더미에 묻혀 피는 들꽃
눈치 보지 않고,
굴하지 않는 끈질긴 네 근성이
나의 영원한 길동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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