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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닮았다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5. 7. 4. 11:33

 

 

 

 

 

 

 

 

네 닮았다.

         - 淸草 배창호 -

 

 

딱 이맘때면

소소리 바람이 참 멋스럽다

춘분(春分) 볕이 골고루 쓰다듬으니

쭈뼛쭈뼛 들풀이 선잠에서 막 깨어난

보라색 띠 두른 하얀

이름 모를 들꽃을 보았고

 

무시로 변덕을 부리는 네,

산고를 겪어 여린 잉태를 풀었으니

얼굴에 닿는 햇살마저 사르르 스며드는

이 놀라운 태동의 맥이

질박하고 이렇게도 멋진데

티 나지 않고 홀리게 하는 짓거리에

한껏 사랑하고 꿈을 꾸는 기대로 꽉 찼다

 

산수유의 노란 미소가 그렇고

단아한 매화의 모습이 돋보이듯이

진홍빛 참 꽃술이 질세라 온 산에 늘었는데

설령 다가올 세상이 눈물겨울지라도

저버릴 수 없는 오늘이 있기에

통속적인 겉치레가 아니라

그저 벙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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