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닮았다.
- 淸草 배창호 -
딱 이맘때면
소소리 바람이 참 멋스럽다
춘분(春分) 볕이 골고루 쓰다듬으니
쭈뼛쭈뼛 들풀이 선잠에서 막 깨어난
보라색 띠 두른 하얀
이름 모를 들꽃을 보았고
무시로 변덕을 부리는 네,
산고를 겪어 여린 잉태를 풀었으니
얼굴에 닿는 햇살마저 사르르 스며드는
이 놀라운 태동의 맥이
질박하고 이렇게도 멋진데
티 나지 않고 홀리게 하는 짓거리에
한껏 사랑하고 꿈을 꾸는 기대로 꽉 찼다
산수유의 노란 미소가 그렇고
단아한 매화의 모습이 돋보이듯이
진홍빛 참 꽃술이 질세라 온 산에 늘었는데
설령 다가올 세상이 눈물겨울지라도
저버릴 수 없는 오늘이 있기에
통속적인 겉치레가 아니라
그저 벙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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