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속 뜰에 두었더라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5. 4. 23. 13:12

 

 

 

 

 

속 뜰에 두었더라

                - 淸草 배창호 -

 

 

야음을 틈탄 묵중한 고요조차

칠흑으로 덮어

목쉰 세한바람이 그믐밤을 회유할 때

덧없는 상념만 켜켜이 뜬눈으로 세웠다

 

허깨비 같은

무심한 내 분신인 줄 알았는데

가는 흐름이야 끊임없고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무침이

비길 데 없는 만고 바윗등이 되었어도

 

어찌하래야 가다 서다 뒤돌아보니

씨실 날실의 오라기 마음인데

사람 마음이 억지로 되지 않듯이

차마 이내 통증心痛을 어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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