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건망증

덕 산 2012. 7. 9. 16:24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신경이 예민해지고 매사 짜증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벌써 몇 일째 폭염이 지속되어

밤새 선풍기를 돌려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평상시 아침 밥 쌀을 미리 씻어

아침식사 준비 시간을 단축하려 매일 그렇게 해왔는데...

최근 마나님이 밥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하여

어제 저녁에 쌀을 씻지 않았다.


아침.... 다른 가족은 곤히 잠들어 있는데...

모처럼 아침식사 같이 하는 일요일이라

에어컨을 켜고 밥솥에 전기코드를 꼽았다.


옥상에 올라가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실내 온도하고 많은 차이가 난다.


거실에 들어서니...

마나님이 “밥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확인하란다.

밥솥에 다가가서 봐도 이상기미를 알 수 없다.


그래서 “괜찮아 밥이 되느라 그러는 거야?” 하고

어제 신문을 들고 그늘진 계단에서 읽고 있는데...

마나님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밥솥이 아무래도 이상해서 코드를 빼고 밥솥을 열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 빈 솥이란다.

“아차” 그렇지.... 아침에 쌀을 씻기로 했었는데“....

번개처럼 뇌리를 스친다.


아니... 내가 벌써 건망증인가?

건망증이나 치매는 뇌의 위축에 의해 생기며,

건망증이 심해지면 판단력, 기억력까지 둔해지고...

일시적인 건망증이라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기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건망증은 노력만 한다면 고칠 수 있다고

지난 번 어느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요즘 날씨 때문 일꺼야...

마나님 아이들 앞에서 아빠 건망증에 대해서

목소리 톤을 높여... 일장 연설이다.


욕조 통 물을 넘기는 일, 물탱크 밸브 잠그지 않는 일 등등...

애고... 친구들 하는 얘길 들어보면

난 심각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친구 한 녀석은 시골에 내려가는데 고속도로에서

와이프가 가스렌지 불켜고 왔다고 하여

100Km이상 주행했는데 다시 서울집에 와 보니...

염려했던 가스렌지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는데...


이로 인해 시골다녀 오면서 너덧 시간을

와이프와 옥신각신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난 그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어찌되었든지....

오늘 아침 빈 솥에 코드 꼽은 일...

옥상 물탱크 밸브 잠그지 않아 새벽까지

물 흘러 보낸 일 등등....

내가 생각해도 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벌써.... 건망증이 심각하다면

앞으로 남은 생에 먹구름이 가득하니까....


--- 2010. 어느 여름날에...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운영 1개월...  (0) 2012.07.13
감 기   (0) 2012.07.09
기도하는 마음   (0) 2012.07.09
믿음과 신뢰   (0) 2012.07.09
벌 초  (0) 201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