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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랬다 / 솔거 최명운

덕 산 2012. 7. 2. 15:43

 

 

 

어머니는

토끼 한 마리로 토끼탕 끓일 때

무쇠 솥에 하나 가득 끓였다

 

 

6남매인 자식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여덟 식구가 먹으려면 작은 곳에 끓여서는

한 그릇씩 먹을 수가 없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맛있는 토끼탕을 먹는다

 

아버지는 어머니 눈치를 보다가 헛기침하시고

모처럼 고깃국 먹는데

술이 없어서야 되겠느냐고

 

지난 장 날 받아 온

댓 병 소주 꺼내 우리 아들이 한 잔

울 딸이 한 잔,

그리고 막내가 한 잔 따르라 하시며 술을 드신다

 

 

당신의 눈치는

이미 방앗간 참새가 되어버렸다

혈기왕성한 젊을 때부터 드셔 온 술인데

술의 유혹을 어찌 참을 것인가

 

토끼탕 드시면서

이웃 어르신 친구 분 혹여 지나가지 않을까

아버지는 담 너머를 기웃이 신다

 

 

부족하고 없어도

새로운 것이 있으면

이웃과 나누어 먹고

술 한 잔이라도 꼭 나누어 드시는 아버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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