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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나물 / 유봉희

덕 산 2012. 6. 29. 15:39

 

 

 

씀바귀나물 

              - 유 봉 희 -



어렸을 적 과수원집

저만치 언덕 위 기차 길

그 아래 순이 엄마 무당 집

낮도깨비 밤 귀신 득실거려

쳐다봐도 소름 돋던 순이 엄마 무당집


한저녁 순이가 들고 온 씀바귀나물 접시

돌아앉은 상머리에서 마지못해 먹어 본

씀바귀나물 참 이상도 하지

어떻게 쓴 것이 맛있을까

아무래도 무당이 요술을 부렸겠지

쓴맛에도 단 맛이 녹아 있다는

엄마의 설명........

이해 안 가던 여섯 살 나이


이제 어머니 나이가 되어서

그 말씀 이해될 듯도 한데

만나는 쓴맛,

참을 수 없는 쓴맛들을

쓴 맛에도 단맛이 있던 그때의

씀바귀나물 한 접시로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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