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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순교) / 서문원바오로

덕 산 2025. 3. 31. 06:33

 

 

 

 

 

매화(순교) / 서문원바오로

 

돋아난 가지마다

그림 같은 하얀 꽃

요기조기 피었구나

 

얽은 껍질 만지며

과연 고운 꽃 소생하려나

 

개화의 순간까지

못 미더워 살폈으련만

 

이윽고 봉오리 트고

하얀 잎 내밀며

야무진 꽃 자락

다소곳이 펼치니

 

창조주의 손길

오묘하심이여

너를 만나 새기누나

 

근데 그대는 어떻게

새잎도 나오기 전

꺼칠한 나무에

화사한 꽃 피웠느냐

 

네 모습 바라보려니

거슬러 그 옛날

님들 향내 그리워

 

그분들 꼿꼿한 나무 기풍

휘어지려니 부러지거라

흔들리기보다 무너져 지키리

 

차라리 스러지더라도

찰나라도 님 떠나지 않고

 

연약한 입술아

죄짓지 못하게

주님 계신 곳

어서 데려가소서

 

그리하여 원대로

바람꽃 일어나고

광풍노도 밀려와

낙화처럼 휩쓸리는데

 

어이해 자리 자리마다

난 데 없는 흰색 꽃

붉게 물든 백의에 솟아나

 

너의 고결한 기개

님 기리려 내렸는가

그분들 정절의 꽃

하늘님께 피어오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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