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장된 미래는 없다 / 법상스님
우리의 생각과 사고는
언제나 '과거'에 묶여 있으며
관심의 초점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
생각은 늘 과거의 연장이며
우리의 기대는 늘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아름답고도 찬란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미래가
언젠가 내 앞에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리라 굳게 믿고 있다.
그것이 성공이나 부, 명성, 지위일 수도 있고
혹은 사랑이나 안정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토록 꿈꾸던 미래가
막상 현실이 되었을 때는 어떤가?
과연 내 상상 속의 미래가
현실에서도 여전히 환상적으로 펼쳐지는가?
대개는 그렇지 못하다.
현실은 우리에게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한다.
왜 그런가?
우리는 미래 그 자체를 진정으로 기다린 것이 아니라
현재라는 '지금 이 순간'을
누리고 즐기고 만끽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며,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데에 서툰 것이다.
그렇게 부풀려지고 과장되어 있던 미래가 현실로 바뀌는 순간
너무나도 소박하고 평범한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심지어 대단한 성취나 너무도 간절했던
바람이 이루어지는 엄청난 순간에조차 잠깐 기쁘고 즐거울 뿐
시간이 흐르고 나면 또다시 별반 다를 것 없는 현실이 이어질 뿐이다.
그리고는 또다시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꿈꾼다.
미래는 언제나 부풀려져 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할 때
그것은 현실이 아닌 단지 사고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고와 생각은 현실을 왜곡하고 과장한다.
물론 평범한 현재 속에 깊은 비범함이 숨겨져 있지만
우리는 그 뒤에 감춰진 심연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한 채
겉에 드러난 평범함에서 실망하고 만다.
현재는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충녹시켜주지 못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다.
현재가 평범하고 미래가 장밋빛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무시하고 늘 상상으로 마음을 보내
과거와 미래를 초대하기 때문에 현재가 그렇게
초라하게 바뀐 것일 뿐이다.
매 순간 '지금 이 자리'로 돌아오라.
지금 여기의 삶을 다만 지켜보라.
그래야만 본래적인 삶의 신비와 접촉하게 된다.
삶이 얼마나 성스럽고 경이로운지 생생히 느끼게 된다.
과장되고 부풀려진 미래 대신
그 자리에 차분하고도 평온하며,
평범하지만 비범한 삶이라는 신비가 들어차게 된다.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행복하라.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평화로우라.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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