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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 / 꽃뫼 최영호

덕 산 2024. 6. 14. 12:53

 

 

 

 

 

성하 / 꽃뫼 최영호

 

한 소식 들은 모기가

뾰족한 불탑을 세우고

밤낮없이 소 우는 소리에

어리고 순한 언덕을 탐했다

 

귓불을 깨물고

마른하늘이 응응 울었다

여름은 짧기만 하다

거웃 없는 언덕 아래

붉은 등불을 달아놓고

가로와 세로를 탐했다

 

속살 깊은 기슭에 닿아

이리저리 밤새워 서성이다

여명이 밝아오면

한 떨기 꽃이 핀다

나는 울먹이며 걸었다

진흙탕의 연꽃처럼

화사한 얼굴이 땀으로 저문다

 

고인돌 아래 흙으로

돌아갈 때 바람의 노래 들으며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고

소처럼 비빌 언덕을 찾아

밤새워 면벽의 참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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