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부처님 친견하기 / 법상스님

덕 산 2024. 3. 26. 08:28

 

 

 

 

 

부처님 친견하기 

 

나와 인연 맺어진 모든 이들이며,
모든 사소한 존재일지라도
그 모두는 나의 부처님이십니다.

남편이 남편이 아닙니다.
법계에 편만하신 법신 부처님께서
남편이라는 인연으로 나투신 것이지요.

자식이 자식이 아닙니다.
나와의 인연이 자식일 뿐이지
모두가 부처님의 현현하심이라는 것입니다.

법계에 가득한 비로자나 법신 부처님은
인연 따라 그 어떤 모습으로든
모습을 나투어 주십니다.

사랑한다고 사랑이 아니고,
미워한다고 미움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미운 인연으로 나툰 것이고,
또 사랑이라는 인연으로 나툰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인연이란
내가 만들고 내가 스스로 지은 것입니다.
내가 만든 인연이 법계에 비추어져서
남편으로 자식으로
미운 사람으로 좋은 사람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그러니 어때요...
상대는 아무런 허물이 없습니다.
내 인연의 나툼이니 모든 것은 내 문제인 것이지요.
상대는 그대로 온전한 부처님일 뿐!
문제는 내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법신 부처님은 온 우주 법계에 그대로 편만하셔서
어떤 실체도 없고 고정된 모습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인연에 의해
남편으로도 자식으로도 사랑하는 사람으로도
그 어떤 모습으로도 나투실 수 있는 것입니다.

미운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미운 것이 아니라
그와의 인연이 미움인 것이지요.

그러니 상대를 미워할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미운 인연을 탓하고
그 미운 인연을 잘 닦아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 친견하려고
애를 쓰고 찾아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나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늘 한결같이 기다려 주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그저
가까운 부처님 맞이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 두면 되는 것이지요.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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