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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그려준 하얀 보고픔 / 오광수

덕 산 2024. 2. 12. 08:28

 

 

 

 

 

겨울이 그려준 하얀 보고픔 / 오광수

 

밤새 소복 소복 하얀 눈이 내려

보고 싶은 당신 모습을 그렸습니다.

당신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큰 줄

알고

온 세상이 다 보도록 크게 그렸습니다.

 

어제까지 길을 막던 저 언덕은

오뚝한 당신의 코가 되었습니다.

처량해

보이던 마른 풀들도

오늘은 당신의 머리카락입니다.

 

유난히 큰 까만 눈은 아니어도

수줍어 속눈썹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환하게 미소띤 얼굴은 아니어도

내가 좋아 쳐다보던 그 모습입니다.

 

조용히 부는

눈바람은

당신이 나를 향한 속삭임 같고

앙상하여 볼품없었던 나무들도

당신의 손에 들린 하얀 꽃송이

같습니다.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아는 하늘은

내 가슴에 새겨져 있는 모습과 같이

간밤에 그렇게 그렸습니다.

하얗게

그리움으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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