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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