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 조병화
겨울나무는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
냉랭한 대기 속에서
세찬 눈보라 속에서
오로지 곧은 이념
묵묵히
카랑카랑한 기침 소리를 내부로
내부로 숨기며, 죽이며
의연한 모습으로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의 하늘을 넓히며
파릇파릇한 생명을 닦으며
밤에도 잠자지 않는 꿈을 품고
투명한 영원으로, 쉬임없이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스스로의 하늘로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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