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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지나며 / 목필균

덕 산 2023. 12. 15. 09:02

 

 

 

 

 

12월을 지나며 / 목필균

 

마른 잎 한 장 매달린 은행나무

 

한 해의 쪽수를 넘기려면

저런 안간힘으로 아쉬움을 버텨야 한다

 

세상살이 점점 어렵다는 이즈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동굴 속처럼 어둠이 고인다

 

그 어둠 속에서

말갛게 떠오르는 얼굴

흔들리는 촛불처럼

그리움이 술렁거린다

 

내리막길 가파르게 내달리다

주춤주춤 잠시 쉬어가는 길목에서

드문드문 전해지는 안부

 

내년에는

후미진 골목 식당에서라도

밥 먹는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가렸던 두 손 내려놓으며

무디게 12월을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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