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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벗 / 송여명

덕 산 2012. 10. 3. 19:01

 

 

 

 

 

인생의 벗 

                 - 송 여 명 -

 

 

그대여!

살다가 힘이 들고 마음이 허허로울 때

작고 좁은 내 어께지만 그대위해 내 놓을게요.

잠시 그 어께에 기대어 눈을 감고 하늘을 보세요.

나도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음에

행복해 하겠습니다.

 

 

인생의 여로에 그대의 등위에 올려 진

삶의 무게가 무겁게만 느껴지고

가끔 걷는 길이 험난하고

걸어 온 길이 너무 멀어만 보일 때가 있을 겁니다.

 

그대여!

그대의 등에 짊어 진 짐을 다 덜어 줄 수는 없지만

같이 그 길을 동행하며

말벗이라도 되어 줄 수 있게

그대 뒤를 총총거리며 걷는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무엇 하나 온전히 그대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서로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 하나 나눈다면

 

그대여!

그 것만으로도 참 좋은 벗이지 않습니까.

그냥 지나치며 서로 비켜가는 인연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왠지

서로가 낯이 익기도하고 낯이 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람같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더 남았겠습니까.

인생의 해는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더 많이 기울고 있는데

무엇을 욕심내며 무엇을 탓하겠습니까.

 

그냥 주어진 인연, 만들어진 삶의 테두리에서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진한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 하나 간직하면 족한 삶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바람처럼 허허로운 것이 우리네 삶이고

그렇게 물처럼 유유히 흐르며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며

서로 등지고 살 일이 무에 있습니까.

바람처럼 살다 가야지요.

구름처럼 떠돌다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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