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녹색지대 / 이향숙

덕 산 2021. 9. 1. 11:21

 

 

 

 

 

녹색지대

        - 이 향 숙 -

 

 

말차라떼에

녹색 말차 마카롱 어떤가요

 

나무들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새들처럼 이파리를 떨고 있는 날이면 더 좋아요

마음에 눅눅했던 습기를 말려요

소슬바람 한 겹

그네를 밀어 주는 6월쯤이면 근사하지요

어린 찻잎을 따서 밀짚모자 쓰고

맨발로 걸어 가 봐요

 

*어쿠스틱 콜라보의 고백해요가 둥둥

낮은 구름으로 떠다니네요

슬픈 가사 웅웅거리는 음률도 오늘은 사랑이라

불러 보고 싶은 가요

오늘만은 말차 마카롱 같은 달달한 그대라고

고백해 봐요

 

꼬리를 감추던

흰색 바탕에 밤색 얼룩무늬를 가진

수줍고 수상한 길 고양이처럼 울타리

가장 낮은 곳으로 오세요

당신의 안전지대 녹색통로로 살며시 빠져나가

스며들고 싶은 날이군요

 

말차라떼에

녹색 말차 마카롱 어떤가요

 

아주 얇아지고 폭신하게 가벼워질 때까지

무심한 그대

달달하게 빠져들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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