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벌 초

덕 산 2021. 6. 27. 23:00

 

 

 

 

벌 초

 

4월 ...초순 부모님 산소에 잡초가 나지 않도록 제초제를 뿌리고

5월초에 약을 뿌린 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니

잡초가 거의 전멸되었고 계절 따라 발아되는 잡초가

금년엔 산소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약의 농도가 진했는지 잔디에도 조금 피해가 있어 보인다

 

벌초를 좀 늦게 해도 될 것 같아 오늘 벌초하려고

새벽 일찍 서둘러 고향으로 향했다

04시 30분 출발...

요즘엔 일출시간이 빨라서 5시 이전에 해가 뜬다

네비에 목적지를 설정하니 서해안고속도로로 안내하지 않고 경부고속도로로 안내 한다

 

일요일이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서해안고속도로는

차량이 많이 있는 것 같아 네비가 안내하는 데로 경부고속도로로 향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차량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었다.

 

천안에서 공주로 청양에서부터 옅은 안개가 있더니

부여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안개가 짙어 진다

서부여 IC에서 고향으로 가는 길...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200m 정도...

주변을 바라볼 여유도 없고 집중해서 도로만 보며 고향에 도착했다.

 

준비해간 휘발유에 오일을 배합해서 예초기 연료탱크에 가득 채우고

시운전을 해보는데 도대체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집사람과 같이 오려고 일요일을 택했는데

부득이한 일 때문에 혼자 왔는데...

농기구 수리하는 곳 마다 문을 열리가 없다

 

갑자기 고향을 지키며 버섯 재배하는 친구가 떠오른다

“야? 나 벌초하러 내려왔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라고 말하자

친구는 “예초기 가지고 우리집으로 와라 시동이 안 걸리면 우리 것으로 벌초해라“

그 친구가 한 말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아 고맙고 마음이 편해진다

 

 

 

 

 

 

친구가 예초기를 이곳저곳 부품을 만지며 여러 번 시동을 걸더니 어렵게 시동이 걸린다

“이제 괜찮으니 사용해도 된다고 말 한다”

“난 아무래도 불안해서 엔진을 몇 분 더 돌리고 나서 산소로 향했다”

이따금 통화하는 친구지만 이렇게 고마울 수가...

 

산소에 도착하니 그 동안 비가 자주내려서 생각했던 것 보다 잔디가 많이 자랐다

이른 시간이라 날씨도 무덥지 않고 작업하기 좋은 날이다

이런저런 부모님 생전에 계실 때 추억을 떠올리며

힘들지만 부모님께 속죄하는 하는 마음으로 벌초하였다

 

군 소재지에 특화시장이 있어 매일 상인과 고객들로 부쩍인다

홍원항과 마량포구에서 경매 후 유입되는 수산물과

연근해에서 채취한 어패류가 많이 나와 다양한 수산물로 풍성하다

예전부터 전래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5일 장날이 바로 오늘이다

 

집사람이 주문한 멸치, 마늘, 젖갈을 구입하자 트렁크에 가득찬다

큰처형과 둘째처형이 주시는 죽순과 생선으로 승용차가 화물차가 되었다

자매간 나누는 따뜻한 정에 고맙고 감사하다

 

집으로 오는 길...

네비가  새벽과 동일하게 서해안고속도로로 안내하지 않고 경부고속도로로 안내한다

귀경길은 언제나 서해안고속도로는 정체되어 4시간 이상 소요되어

내비가 안내하는 데로 서부여IC로 진입해서 올라오는데

정안휴게소 직전에 39번 국도로 안내 한다

 

편도 1차선 지방도로에 도색작업으로 2~30분 정체되었으나

이후엔 고속화도로로 안내해서 막힘없이 수월하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3시간 소요되었지만 네비가 정체 없는 도로로 안내해줘서

일요일인데도 수월하게 집에 올 수 있었다.

 

벌초할 때 마다 망서려지고 힘이 들지만

벌초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자식 된 도리를 조금이나마 한 것 같고

부모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밤 꿈에 부모님께서 찿아오시려나...

 

- 2021. 06. 27. -

 

 

 

 

 

 

반응형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다보니... 이런 일이...  (0) 2021.07.06
옥상 농사이야기  (0) 2021.07.0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기  (0) 2021.05.28
옥상 농사 작황이 좋다.  (0) 2021.05.22
회사 새 차 구입  (0) 20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