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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란 없다

덕 산 2012. 9. 10. 10:03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 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 - 흘러가야만해

흘러간 것은 -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 쉼보르스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