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차 한잔에 가을을...

덕 산 2012. 9. 7. 16:30

 

 

 

 

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직 향기 가시지 않은 은은함이어도 좋고

갈색 빛 물든 쓸쓸한 빛깔이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철들어 깊은 가을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슴속에 풍경화 하나 그리고 싶다. 


차 한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맑은 아픔이 흐르는

잊혀 진 시냇물의 이야기여도 좋고

지난 추억의 그림자 밟으며

함께 낙엽을 주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떨어지는 낙엽위에

그리움의 낙서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맑게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쓸쓸한 뒷모습을 씻어

투명한 가을 하늘에

밝은 코스모스 한 자락 피우고 싶다.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