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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연가(戀歌) / 김연식

덕 산 2012. 8. 29. 11:56

 

 

 

9월의 연가(戀歌)

           - 佳谷 김연식 -



빗줄기타고 온 구월이

코스모스 가녀린 흔들림으로

파란하늘 산등성 위에

뭉게구름 모락모락 피우고


해맑은 해바라기 미소에

눈부신 햇살이 선들바람에 실려와

알곡 익는 소리가 톡톡 튀고

초록파도 위 허수아비를 흔들어


일곱 빛 무지개다리 건너

외면할 수 없는 푸른 파도의 꿈

꼬마 신랑 등에 업은 메뚜기 사랑

당신 위한 정열을 꽃가마에 태워

빨갛게 물들어 가는 당신 사랑은

목쉰 매미 날개에 매달아 놓고


초가지붕 위 호박넝쿨 옆

빨간 고추들이 나란히 누어

맑은 하늘 바라보며 속삭임에

날개 접고 고운 꿈꾸는 고추잠자리


고개 숙인 벼 이삭 위 방아깨비

톡톡 불거진 수수 이삭에 조잘대는 참새 떼

푸른 하늘에 피어오른 뭉게구름 둘둘 말아

원두막 바닥에 두툼하게 깔고 누어

그리운 님을 그린다 


가을 재촉 비 내린 오후

소슬바람에 실려 온 애잔한 풀벌레 소리

들국화 쓸쓸한 미소에 가을은 깊어가고

밤잠 설치게 하던 퀴퀴한 밤꽃 향 풍기던 언덕에

누렇게 물든 밤송이가 알밤을 토해

바쁜 다람쥐 청설모의 빛나는 눈동자


갈잎이 누렇게 물들고

불 지른 듯 얼굴 붉힌 빨간 단풍잎

조막손 쫘악 펴고 바람 부는 대로 손짓하며

온몸 뉘었다 엎드리는 갈대밭에 누어 

파란 하늘에 무지개다리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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