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단상(斷想) / 정병옥
뜨거운 태양을 약올리는것은
살포시 불어오는 바람의 장난으로
스치며 지나가는 투명한 소리에
시원해진 가슴으로 노래를 담는 것.
코끝으로 가을을 느끼며
가냘픈 코스모스의 유혹에 찡긋거리니
땀 흘린 사간을 보상이나 하듯이
싱그런 햇살에게 나를 맡긴다.
숨어 돌던 바람소리에 잠을 깨우고
이글거린 태양이 한눈을 팔 때
곰살궂게 다가온 바람 한 점이
축축해진 살갗을 말리고 있는데
터벅 터벅 걷는 무거운 발걸음에
해거름의 노을이 다가와 미소 지으니
하루를 엮어 세월에게 묶으니
속삭이듯 가을에게 기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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