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장미 / 오선 이민숙
6월이 오면
민족의 한 서린 핏빛 함성은
거친 숨을 휘몰아치며
푸른 고지로 향해 돌격할 때
지친 산마루 찢긴 살점 사이로
적군의 깃발이 솟아오르면
남은 핏빛을 끌어모아
북으로 남으로 뻗어 갔을 6윌의 장미여!
땅이 휘어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6월에는
님의 넋을 기리는
아군의 함성이 들리는 듯
어느 산야 가시덤불 속에 뒹굴던
주인 잃은 철모는
이름 없는 병사가 각혈을 토해
비목의 숲에 잠들었을 뜨거운 날
눈시울 붉은 장미도 울어버린 날입니다
온 산하를 뒤덮어 메아리치던 그날
호국 영령 이름이 새겨진 현충원에 비석은
그날을 잊지 마라 외치네요
붉다 못해 검붉은 6월의 장미여!
송이송이 조국에 바친 혼이여!
오천만의 가슴에 눈물꽃으로 맺힌
핏빛 장미를 끝끝내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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