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의 폭주 / 淸草배창호
긴긴 불볕이 끓어 올라 포효한 뒤끝에
계절의 감각마저 낯설게 한 이상 전선에
첫눈이,
눈사태를 이룬 산천초목의 아비규환
삽시간에 아연실색한 원성만 통곡한다
진중하게 쌓은 옛것을 허물어버린
숙주가,
발효에는 충족이 필수이건만 함량 미달의
뜸 띄우기에서부터 기대치를 벗어난 분수가
동분서주 역주행에 취해버린 자아도취가 다반사,
아우성이 줄을 이루고 있는데도
바람에 누워버린 억새밭 갈잎처럼
천지도 분간 못한 세상의 단면을 고스란히
무리를 이룬 이해 상관의 곳간마다
양면의 본성은 확연히 불의 고리가 되었다
범생인 줄 연연해하다가
되돌릴 수 없는 생경을 흔적으로 남겼어도
날로 광장의 함성이 천지를 진동해
비바람이 억척스럽게 쓸고 간 자리에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오늘도 해는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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