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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 해명 이명순

덕 산 2024. 6. 25. 09:09

 

 

 

 

 

여름날 / 해명 이명순

 

새벽하늘에 고요한 달빛은

그믐밤을 기다리며 야위어가고

동녘에서 떠오르는 햇살은

더운 숨을 몰아서 내달린다

 

바다로 가는 길목

풀숲에 숨어 고추잠자리와

노닥거리던 노랑나비

참새떼에 놀라서 하늘로 오른다

 

강아지풀 한들거리는 두레정원

부들잎 나풀거리는 연못에

부레옥잠 더위에 지쳐가는 여름

 

태양의 숨을 마시며

땅위에 열매가 알알이 익으라는

자연의 순리

 

바람이 살랑살랑 품안에 들어

허수아비 낮잠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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